"그나마 얼굴 반반한 거 말고는 쓸데도 없는 녀석이, 가서 술이나 따르지 그래!"
"난 성우지 호스트가 아니라고요!"
데뷔한 지 5년이 지나도록 이룬 것 하나 없는 밑바닥 남자 성우 유즈키 코우는 매니저에게 끊임없이 압박을 받고 있었다.
술자리에 나가 접대를 해야만 제대로 된 일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.
"업계에서 유명한 작화 감독 사와무라 선생님, 음향 감독 토가와 선생님, 러브코미디 원작의 단골 작가 카스미가오카 선생님, 그리고 투자자인 유키노시타 씨까지 다들 너한테 꽤 관심이 있는 눈치야. 한 명 골라봐."
"……윽, 난 성우가 무대 뒤에서 일하는 직업인 줄 알았는데."
"시대가 바뀐 지가 언젠데 그래. 이 더러운 연예계 바닥에서 노력만으로 위로 올라갈 수 있을 줄 알았어?"
"그럼 안 할래요!"
"아, 하지만 유즈키 군. 시골에 있는 네 어린 여자친구 말이야, 걔 대학 등록금이 없어서 곤란해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지?"
"남자 성우도 스폰서 제안을 받을 줄 알았더라면……."
소년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.
【물욕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, 술자리 접대만 하면 좋은 일거리를 얻을 수 있거나 아예 스폰서에게 얹혀살며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을 마주했을 때, 얼굴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생긴 남자 성우는 과연 초심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?】